아름다운 도둑님
초판 1쇄 2025년 4월 3일 | 정가 20,000원 | 128*190 | 222쪽 ISBN 979-11-93093-87-0(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제572-96-00959호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책 소개] 들여다보지 않아도 천천히 흐르던 시간과 세어보지 않아도 나를 조롱하지 않던 시계는 어디에서 잃어버린 것일까? 조금씩 미쳐가는 시간의 꼬랑지를 잡아 본다. 내가 측은해 보였는지 시간이 입을 연다. 오래전 시계는 사라져 버렸다. 잠시나마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은 시간이 준 긍휼이다. 시간의 껍데기를 부여잡고 안타까워한다고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추억의 순간만은 내가 주인이다. 시간이 이렇게 빠른 줄 몰랐다. 시간이 변했다. 이토록 대책 없이 사라질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시계는 왜 자꾸 걸음이 빨라지는 것일까? 시간이 없다. 늦지 않았으리니 미쳐가는 시간의 머리칼을 잡고 휘몰아쳐 보자. 너무 느리지 않게 너무 빠르지 않게 골고루 저어가며 적절하고 정직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계는 거꾸로 돌지 않는다. _본문 중에서 [저자의 말]
글을 쓰는 나는 속이 늘 시끄럽다. 겉으로는 온화한 척해도 속은 늘 전복을 꿈꾼다. 산문 쓰기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행위와 같다. 불화하고 논쟁하면서 나와 화해를 이루어 밖과 소통하고 물들어 가는 것이다. 첫애를 낳고 출산의 고통이 두려워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2년이 지나 나는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로부터 얻는 행복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고통보다 몇 배 크고 소중했다. 십여 년 전 첫 산문집 슬픔은 발끝부터 물들어 온다를 발간하면서 산문 쓰기의 고통과 외로움을 끝내자고 생각했다. 첫 번째 산문집이 독자들에게 과도한 사랑을 받았음에도 해외에서 책을 발간하며 느껴지는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나를 힘들게 했다. 사십여 년 변방에 살면서도 글쓰기는 나에게 생을 지탱해 주는 숨쉬기였다. 그러나 나에게 산문집 출간은 무리에 끼지 못하고 멀어진 경계인임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깊게 숨을 고른 후 마음을 여러 번 다잡는 일이었다. 나는 시를 쓸 때 행복해지고 산문을 쓸 때 고독해진다. ‘그대를 사랑하면 할수록 이렇게 외로워지는 건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이 너무도 깊은 까닭’이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다. 산문을 연모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지독한 고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산문은 나의 체험과 사유의 길목에서 가장 구석에 숨겨진 연인이다. 두 번째 산문집 아름다운 도둑님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는다. 나의 모든 산문은 나를 향한 고발이며 시발점이다. 분열하고 화해하면서 내뿜는 냄새와 소리가 독자들의 공감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오랜 시간 신문 칼럼으로 연재했던 작품들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써 내려간 작품들을 모아 세상에 내보낸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치는 아름다운 도둑님이 되기를 바란다.
2025년 쏟아지는 봄, 뉴저지 에머슨에서 김은자
[저자 약력] 김은자 시집으로 『외발노루의 춤』 『붉은 작업실』 『비대칭으로 말하기』(세종우수도서 선정) 『그해 여름까지가 수선화』가 있고 산문집으로 『슬픔은 발끝부터 물들어 온다』 『아름다운 도둑님』이 있다. 미주중앙일보 <문학산책> 칼럼과 뉴욕일보 시칼럼 <시와인생>을 오랜기간 동안 연재했으며 현재는 뉴욕 1660AM 케이라디오 문학프로 <시쿵> <김은자의 행복한 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재외동포문학상 심사위원을 해외동포로서는 처음 역임했다. 현재 붉은작업실 문학회 회장을 맡아 후학 양성을 목적으로 붉작문학교실 강사, 뉴저지 AWCA 시창작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주 시낭송 문화예술원 원장으로 한국시 전파에 힘쓰고 있다.
kimeunjausa@naver.com
|